100일 프로젝트 시즌5

잘 지내고 계신답니다.

box-jeon 2019. 3. 27. 23:48

아이 담임 선생님과의 학부모 면담이 있어서 회사를 일찍 나섰다. 

 

교무실로 찾아가면 되나?

 

초등학교 선생님은 교무실에 자리가 없단다. 교실이 바로 선생님 자리라고. 살짝 일찍 도착했지만 경우 있는 척 하느라고 시간이 될 때까지 교실 앞에서 아내와 잡담을 하며 시간을 때웠다. 학부모 면담에 부모가 두 사람 다 나타났으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어필이 조금 되었을까. 강한 첫인상을 위해 수염도 기른채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기 전에, 교실 뒤에 전시된 아이들의 그림을 이용해 선생님이 먼저 아이스 브레이킹을 시도한다. 전이현씨 그림은 이런 특징이 있는데 다른 아이들의 그림과는 달리 블라블라. 매끄러운 진행은 아니지만 준비한 대로 차근차근 나아간다. 입학한지 1개월 정도 되었기 때문에 예상 질문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경험한 어린이집 학부모 면담은 대체로 아이가 어린이집 외의 곳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번엔 선생님의 스타일이 그런 것인지, 아이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본인의 철학과 방법을 사례를 통해 소개하는 것이 주였던 것 같다. 선생님이 딱 100번만 용서해줄거야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전이현씨는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사실 딱히 선생님에게 듣지 않아도, 하루가 한 시간 같다 하고 주말엔 어서 월요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다 학교 식당 밥조차 맛있다고 한다. 어서 내일이 왔으면 하는 걸 보면 나도 저랬던 시절이 있었지 생각하게 된다.

 

하루가 한 시간 같다니 크리스락의 스탠딩 코미디 한부분을 또 한번 틀어 본다.

어머 씨발 시간 졸라 빨리가. 벌써 5시 35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