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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라이즈 몇 년 전 홍알이가 비포 미드나잇이 좋았다며 한 번 보라 한 적이 있는데, 뭐가 좋았다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학생 시절 그의 안목은 늘 흥미로운 데가 있었기 때문에, 이젠 비록 나이들어 평범한 아저씨가 되었어도, 오래 알았던 옛 기억은 여전히 후광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작이 있는 줄 뻔히 알면서 갑자기 보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1995년작이니 25년 전 작품이다. 두 사람의 긴 대화를 카메라 전환 없이 쭉 잡아주는 게 너무 좋았다. 옛날 영화들이 대체로 그랬는지 이 영화가 특별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대화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두 사람의 열린 대화가 좋았다.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이고 어떤 생각..
넷플릭스 유감 블라블라 유감은 소위 지식인들이 많이 쓰는 표현같던데, 흉내를 내면서도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 싶습니다. 유감이 있다는 뜻이겠죠? 유감입니다라고 쓰면 폼이 안나니 있어보이게 줄여쓴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서태지도 '이 시대에 유감이 있습니다'라고 노래 제목을 짓지는 않았잖아요? 같이 일하는 동료가 '아임낫오케이'를 권하기에 쭈욱 따라가봤습니다. 내용이 흥미로운 것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대부분이 그렇듯 일단 캐릭터들이 매력적입니다. 넷플릭스의 빅데이터가 12화짜리 1시즌은 너무 길다 해서 요즘은 6화로 만들어진다고 들었습니다. 킹덤도 6화. 아임낫오케이도 6화입니다. 1년 쯤 전에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엄브렐라 아카데미'는 너무 길었죠(총 12화). 저는 엘렌 페이지만 궁금한데 자꾸 딴소리를 합..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피소드 4, 5, 6을 본 건 고등학교 시절, 새삼스럽게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버전이었다. 수십년만에 튀어나온 프리퀄을 위해 재개봉한 것이 분명한 옛날 영화였는데, 디지털 리마스터링 정도로는 커버할 수 없는 허접한 CG라던가 이상한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20여년 년이 지났다. 지난 주말에 시리즈의 결말을 보고 왔다.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아쉬움을 말하면 무엇하나. 스타워즈는 늘 스토리가 엉망이었던데다 그렇다고 9편이 특별히 더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키스만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아름다운 마무리를 쓰고 보내줘야지 하고 시작한 글이었는데 오늘은 그 날이 아닌 모양이다. 9편에 이르러서 갑자기 포스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면 어떡합니..
인바디 인바디가 갑작스럽게 이슈가 되어 회사 동료들과 우르르 가서 측정을 하고 왔다. 지방 1kg 감량 그리고 근육 13kg 증량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썩 놀라운 수치는 아니었지만 이걸 목표로 삼자니 아득함이 먼저 밀려온다. 먹어도 살 안찌는 체질이잖아요. 실은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먹어본 적이 없다. 친구놈은 늘 내게 근성이 부족하댔다. 먹으면 된다고. 내가 먹을 때 너도 먹으라고. 대학 때 우만동 안드로메다에서 함께 자취하던 시절, 녀석은 한동안 의욕적으로 나를 조련하려 했지만 한달도 안되어 나를 포기했다. '자 근성이 부족한 건 누구지?' 4월이 되면 다시 한번 단체 측정을 하기로 했다. 아직 증량을 위한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조금은 나아져볼까 하는 마음..
양준일 슈가맨에 출연하고 타임라인에 피드백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그간의 슈가맨과 너무 달랐다' '너무 좋았다' 반응이 너무 괜찮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슈가맨이란 쇼를 냉소적으로 보면, 보통 3040의 향수를 타깃으로 가수를 선정한 다음, 1020의 우쭈쭈를 받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데, 90년대 GD라느니 온라인 탑골 공원이라느니 1020 쪽의 지지가 더 높아 보이는 이 가수는 처음부터 그 간의 공식을 좀 벗어나있었나보다. 여튼 방송 후기를 통해 알았을 뿐, 양준일이라는 가수를 전혀 들어본 적은 없었다. 영상을 찾아서 볼 정도는 아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슈가맨 재방송을 봤다. 어떻게 보면 코믹하기도 하고, 훈련받은 가수의 춤사위는 전혀 아니었지만, 내가 지금 어떤 춤을 추고 있는지 내가 지금 무엇을 ..
인터넷 안녕 ‘스타워즈 에피소드9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개봉했다. 놀랍게도 국내 개봉은 1월 8일이다. 세상에. 평소와 다름없이 트위터를 보면서 영화화된 캣츠를 혹평하는 각종 드립에 낄낄거리고 있었는데, 타임라인에 점점 불길한 기운이 퍼지고 있었다. 에피소드 8은 만듦새도 문제였지만 7편에서 열심히 뿌려둔 떡밥들을 온통 끊어놓은 터라, 수십년에 걸친 프랜차이즈의 마지막 편임에도 불구하고 별달리 회수할 복선도 없고 기대도 낮은 상태였다. 하지만 썩토 지수가 50대라느니, ‘아내의 유혹’ 마지막 장면이 오마주 되었다느니... 팬덤이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안돼. 내 눈으로 보고 욕할거야.
휴대폰 교체 교체를 고려한지는 꽤 오래됐는데, 아마도 가격이 제법 되고 뭔가 명쾌한 느낌이 부족해서 계속 이렇게 끌어오지 않았나 싶다. 알뜰폰으로 넘어가면서 오직 자급제폰만 고려하고 있다. 교체파 - 내년에 iOS14가 6s를 미지원하게 되면 중고가가 바닥을 치거나 처분이 어려울 것이다. - 11은 그냥 비싸다. 내년에 1년된 11을 중고 구매해도 지금 1년된 Xr보다 훨씬 비쌀 것이다. - 페이스아이디와 노치도 경험하지 않은 채 대체 몇 년을 버틸 생각인가. 신중파 - 중고가같은 소리마라. 그런 건 신제품 바로 사서 쓰고 다음해에 갈아타는 사람들에게나 의미가 있는거다. 가루가 될 때까지 쓰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Xr이나 11이나 출시시점의 가격은 같다. 11이 출시되면서 Xr을 인하한 것이지, Xr이 더 싼 것..
이디나 멘젤 그녀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 영화를 보며 그 사람 생각을 많이 한 것은 분명하다. 처음엔 질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질투란 뭔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다. 보통이형이 이미 테드 영상에서 언급한 바 있다. 우린 아무도 영국 여왕을 질투하지 않는다. 너무나 이상하기 때문에,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하지만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들은 종종 질투한다. 아마도 어쩌면 내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0은 아니라서? 그래서 그 감정을 부러움으로 규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나이 즈음에, 더이상 생각하는 음을 낼 수 없고 목소리가 맛이 가버리자 아주 간단하게 다 던지고 말았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 뮤지컬 속의 어느 순간처럼, 감정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게 나만의 특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