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프로젝트 시즌5 (88) 썸네일형 리스트형 100일 글쓰기 디올의 덫에 걸려 시작한 백일 글쓰기의 마지막 날이다. 12일 빼먹었지만 나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마땅한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시간에 쫓기며 몸부림치던 나날들도 이제 끝인가...하면 그렇지도 않다. 지속적인 글쓰기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의 의도가 무색해진다. 내일도 변함없이 새 글을 쓸 수 있을 것인지, 에라 모르겠다 당장 그만두고 맥주나 마시게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문장에 구어체를 뒤섞는 것도 고쳐야하고, 엉뚱발랄한 척 하느라 과장된 묘사를 남발하고 반전을 우겨넣는 것도 고쳐야한다. 경어로 작성하는 것은... 개발 블로그가 있으니 내버려두자. 글이던 코드던 매일매일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애자일 교육 분명 주니어를 코칭해야하는 시니어를 위한 교육이라고 해서 신청했는데, 막상 가보니 애자일 교육이었다. 추측컨대 1주일 정도의 코스로 진행되었어야 하는 애자일 교육 커리큘럼 중 일부를 짜깁기해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이론은 지루했지만 실습은 재미있고 유익했다. 다만 처음부터 이런 주제로 진행될 교육인 줄 알았으면 아마 신청을 안했을 것이다. 유용함을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교육과 실습에서 영감을 얻는 것과 실제로 현업에서 동작시키는 것 사이에 갭이 너무 큰 탓이다. 5시간 교육을 받고 이삿짐 좀 풀다가 회의 몇 개 들어갔다오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팀웤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너무 장시간 생각을 한데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말을 많이 했더니 완전 녹초가 됐다. 주니어 코칭 교육이라매. 호수공원 광교에 있다는 책발전소라는 까페에 가보고 싶어서 길을 나섰으나 주차장에서 입구컷 당하고는, 근처에 어디 가볼데 없나 하다가 호수공원을 찾았다. 근처 아무 주차장에 일단 차를 대고, 공사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어중간한 상태의 공터를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언덕배기를 넘어 호수 근처에 가보니 거대한 바닥분수가 나타났다. 지름이 수십미터는 되어보이는 원형의 분수가 있고 주변에 텐트라던가 돗자리 같은 것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계단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바닥분수의 크기도 크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 전경이 워낙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집에와서 검색을 해보니 이름이 '신비한 물너미'라고. 호수 수면보다 낮은 곳에 있는데다가, 호수 쪽 라인은 호숫물이 넘쳐서 흘러들어오는 듯한 느낌으로 물이 쏟아져내려오고 있었다.. 후회의 기록 매번 후회를 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아뿔싸 어쩜 이리 발전이 없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럴 거면 슬슬 기록을 좀 해둬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 기록에는 힘이 있다. 기록을 하면 낫는다. 코딩과 유사한 점이 많다. 남겨진 기록의 운명은 두가지 뿐이다. 그 뒤로 영원히 펼쳐보지 않거나 우연히 한번 정도 펼쳐지는 것 뿐인데, 후자의 경우는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나 맥락도 감정도 없는 상태의 텍스트를 읽게 된다. 문장을 읽으면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겠지...라는 건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다. 학생 시절 적었던 다이어리에 무섭도록 절절하게 적힌 문구를 보고, '얘는 참 안됐네... 근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나에게 경고와 교훈이 될 문구를 남기.. 도서전 난데없이 도서전을 왜 가는지 브런치에서 부스를 세운 것이 그렇게 큰 일인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새삼스럽게 총출동을 제안하기에 참석했다. 도착하자마자 일단 브런치 부스를 향해 가보니 네스프레소와 루이비통 매장을 연상시키는 컨셉이 눈길을 끌었다. 부스가 더 컸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억대의 비용이 집행된 결과라고 하니 감히 더 말하지 못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아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하면, 벽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 중 하나를 골라 준다. 책을 열어보면 그 속에서 추천글 일부와 바코드가 찍힌 종이 한장이 드러나고, 휴대폰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원글을 열어주는 것이다. 일견 유치하단 생각이 들면서도, 이 소꿉장난 같은 행위를 통해 브런치에서 작가의 글이 어떤 대우를 받.. 언차티드 2016년에 4번째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스토리가 완결된 게임이다. 네이선 드레이크 콜렉션이라고 해서 1, 2, 3편을 PS4로 이식해서 묶음으로 파는 게 있는데, 마침 할인 중이었다. 철지난 저렴이들만 사서 즐기는 그지 깽깽이답게 소심한 구매 후 1편을 시작했다. 인디아나 존스 같이 숨겨진 보물을 찾는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왠걸 보물 찾는 국제 기업이라도 상대하는 것인지 유적에만 들어갔다하면 특수부대처럼 보이는 악당들을 수십명씩 살해하고 끊임없이 끙끙거리며 절벽을 기어 올라야 했다. 전반적으로 제법 재미도 있었고, 12년 전 게임이니 너무 이러쿵저러쿵 씹을 필요는 없겠지만, 정말 보물 하나 찾는다고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 딜레마다. 보물 찾기라고 해서 주구장창 단서를 모으고 퍼즐 풀기.. 광고 회사 장터에 마약 베개가 올라왔다. 이미 누군가 사가버린 다음이었지만, 늘 자고 일어나면 목이 아프고 그것이 수면 자세 탓인지 베개 탓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오랫동안 지내온 탓에 늘 관심은 갖고 있던 물건이었다. 챠오의 말에 의하면 인생 베개를 만날 때까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데 선뜻 첫 구매가 되질 않는 것이다. 여튼 또 베개가 눈에 띈 김에 지마켓에 검색을 해봤다. 단 한번. 역시나 결과가 너무 많고 눈에 딱 띄는 것이 없어서 오래 쳐다보지 못하고 앱을 닫았다. 그리고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모든 광고 영역에 주구장창 마약 베개가 나오기 시작한다.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쿠팡이고 지마켓이고 검색만 했다하면 득달같이 관련 상품을 페북이랑 인스타에서 밀어넣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신규 서비.. 일요일에 일하는 법 일요일에 일을 하면 월요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말같지도 않은 기사가 몇 년 전에 크게 비웃음을 샀는데, 결국 오늘 일을 해버리고 말았다. 리뷰해야할 큰 코드가 있는데, 수요일에 배포할 버전의 QA가 마무리 되지 않아 월요일에도 리뷰 진행을 못할까 걱정이 되서 시작했다. 비밀스럽게 일하고 티켓이나 릴리즈 같은 건 월요일에 출근해서 할까하다가, 그깟 일 좀 하는데 뭐 그리 생각할 게 많나 싶어져서 평소 일하는 것과 다름없이 PR 보내고 티켓 처리하고 배포를 했다. 이메일이니 와치타워니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에겐 알림이 가겠지만, 사내 배포의 마지막 프로세스인 '아지트에 글쓰고 멘션걸기'만은 월요일로 미뤘으니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다고 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보니 딜레마가 생긴다. 폰이 울리고.. 이전 1 2 3 4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