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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프로젝트 시즌5

아틀라스(Atlas Shrugged)

스타트업 관련 내용을 다루는 로켓펀치란 곳에선 예전에 정기적으로 개발자 인터뷰를 실었는데, 인생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바이오 쇼크'가 두세번 언급이 되길래 흥미를 갖게 되었다. 바이오 쇼크는 개인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인정하는 수중 도시 아틀라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이 배경은 또 에인 랜드의 소설인 '아틀라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게임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시작하기 전에 책을 먼저 읽어보자 했다.

시리즈로 있다

아틀라스는 1957년에 출간된 소설로,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정부와 사회가 기업의 성장을 견제하고 방해하는데 지쳐서 세상을 이끌어가던 기업가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읽으면서 책에 대해 조사하다 알았지만 작가는 우파 사상을 옹호하는 사람으로 당시의 뉴딜 정책을 공격하고 평등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열심히 일하는 기업가들을 끈질기게 규제하고 궁지로 몰아세우면서도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라는 발암 논리로 자유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게임은 오히려 개인주의 자유주의 사회를 극단적으로 그려서 그걸 다시 멕이는 구성) 작가는 후반부에 나오는 존 골트의 라디오 연설 장면에서 수십 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논설(?)을 집어넣었고, 이 부분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소설을 읽는 것인지 논문을 읽는 것인지 현기증이 날 정도다. 소설을 쓴 것은 이 부분을 위해서다

 

개인적인 사상과는 별개로 이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책을 읽던 시점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당시 소속된 팀에서는 신규 서비스를 만드는 중이었고, 초반에 계속 된 아이데이션에도 불구하고 진행 상황은 더뎠다. 아이데이션 단계에 있으니 개발을 할 게 별로 없고, 시간이 흐를 수록 약간 욕구불만 비슷한 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을 읽으면서 기업가들에게 이입을 하다 보니 정말 무섭게 일이 땡겼다. '지금 누가/무엇이 내 일을 방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감각이 더욱 예민해진 것도 이 책을 통해서였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똥철학도 몇 가지 쌓았다.

 

쓰다보니 오랜만에 다시 한번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책도 예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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