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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프로젝트 시즌5

둘째가 역시 더 귀엽네요

몇 년 전, 라디오에 어느 며느리가 보낸 사연이다. 아이와 집에 있는데 시어머니가 오셨더랬다. 현관에 나가 시어머니를 맞은 후 아이에게 할머니가 오셨다 전하니, 아이가 와아 무척 반가워하면 뛰어나왔다. 헌데 현관에 도착한 아이는 할머니를 보고 '에이 외할머니 아니잖아'하며 시무룩해져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더라는 사연이다.

 

시어머니 볼 낯이 없었다는 그 이야기에 덧붙여진 DJ의 이야기는 이렇다. 실제로 관련된 연구가 있어서, 아이들은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어느 할머니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그 어머니가 조금 더 긴장하거나 혹은 편안해하는 것을 아이가 무의식중에 읽어내기 때문이라고.

 

둘째는 역시 애교가 많아. 둘째라서 그런지 잘 웃는다. 귀여운 짓도 많이하고. 첫째보다는 고생을 덜 시킨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아이 둘 가진 부모들 중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라서'라는 근거만 빼면 사실 별로 이상하게 들리지도 않는다.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이겠지만 앞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를 연관해서 생각해본다. 이미 첫 아이를 키우며 경험치를 쌓은 부모들은, 새로운 아이를 맞아 당황하거나 겁에 질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했을 가능성이 높고 둘째 아이는 부모의 스트레스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감지했을 것이다. 상상일 뿐이지만 아이는 더 안전하다고 느끼고 자기 존재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 이 아이는 더 당당히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에게 이 당당함이 먹힌다는 걸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 아무말이긴 하지만 둘째가 더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잠시 첫째에게 조금 미안해진다. 그런데 우리 둘째는 실제로 애교가 많고 잘 웃으며 귀여운 짓도 많이 한다. 앗 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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