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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프로젝트 시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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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아이패드 가로모드 지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한 배포였다. 2년도 넘게 가로모드 지원을 하겠다며 한조각씩 파츠를 모아온 결과다. 끈질긴 성격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위클리매거진이다 프로필이다 굵직굵직이들이 지나가는 동안 잊지 않고 필요한 코드들을 심어왔던 걸 생각하면 아니 이런 꼼꼼이가 있나 싶기도 하다. 링크드인에 강점으로 적어야겠다. 이 뛰어남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야할텐데. 평일이지만 맥주도 한캔 따고 자축의 글을 적고 있다. 엄청 뿌듯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에 새로운 목표들이 생겨나서인지 이미 관심이 다음 일에 쏠려버린 상태다. 프레임워크를 분리하고 텍스쳐를 적용한 다음에 단위테스트를 꽉꽉 채우고 MVVM을 완성하면 되는 일이다. 전과 다를 건 없다. 굵직굵직이들을 처리하면서 차근차근 필요한 코드..
세 스피커 이야기 주말에 다녀온 세미나에서 마지막에 경품 추첨을 했는데, 이 날의 넘버원 상품은 다름아닌 라인 스피커였다. 경품 추첨을 할 때면, 안될 줄 알면서도 머릿 속에선 이미 이 물건을 내가 어디에 사용하고 언제쯤 중고로 처분하게 될지 그리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겉으론 연연하지 않는 척 옅은 미소를 띄우며 다른 이들의 당첨에 축하 박수를 보낸다. 집에 이미 구글홈, 구글홈미니, 카카오미니가 있는데, '집에 스피커 많은데 곤란하게 또 스피커를 주네'하며 김칫국을 벌컥벌컥 마시다가 행사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셋 중 하나는 심지어 전원도 꺼진 채 구석에 처박혀 있다. 재작년 크리스마스 세일 때 큰맘먹고 직구한 구글홈인데, 미니로 충분했던 것을 큰놈을 사고 말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건너 오다가 ..
스탠딩 코미디에 대해 작년에 제드를 통해 알게된 let us: Go!라는 개발자 세미나가 하나 있다. 정확한 인원은 모르지만 참석자 규모는 50명 정도 되는 것 같고, 전체 5시간에 20~30분짜리 세션을 꽉꽉 채워서 진행된다. 2년 전, 친목 그룹에서 시작한 듯 보이는데 이제는 티켓팅도 치열하고 스폰서도 붙는 것이 제법 자리가 잡힌 것 같다. 이번 세미나의 타임테이블에 전에 보지 못한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는데, 왠 '비밀의 사나이'의 '비밀 세션'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대체 개발 세미나에서 비밀로 해야할만한 주제가 뭐가 있으며 비밀의 '사나이'라니 약간 올드하기도... 비밀 세션의 정체는 다름아닌 레너드의 스탠딩 코미디였다. 개발자 세미나에 걸맞는 개발자 유머로 스탠딩 코미디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멍해지긴 ..
잠시 생각해본 좀비 아포칼립스의 비밀 좀비 아포칼립스에 대한 어느 분의 날카로운 지적이 있었다. 그에 따르면 좀비 아포칼립스도 크리스마스만큼 이상하다. 과연 가능한가 싶다. 최근에 넷플릭스 드라마인 '킹덤'을 보았는데, 그 첫 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니 더욱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좀비의 정의가 어디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지능이나 의지는 없고 갈증/배고픔을 쫓는 존재 정도라고 해보겠다. 몇 년 전부터 마음이 급한 친구들은 뛰기도 하더라. 디테일을 살펴봐야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묘사가 너무 잔인할까봐 조금 걱정이 된다. 좀비들이 산 사람을 공격했다고 상황을 설정해보자. 공격당한 산 사람을 밥이라고 부르겠다. 그냥 떠오른 이름일 뿐이지 절대 중의적인 효과를 노리고 지은 것이 아니다. 밥은 쓰러지고 좀비들이 밥을 **하기 ..
혼자 생각해본 크리스마스의 비밀 사실 크리스마스는 조금 이상하다.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일이라면 어째서 1월 1일이 아닌건가.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기원후라는 개념까지 만들었다면 당연히 탄생일이 새 달력의 첫날이어야 마땅한 것이다. 검색해보니 BC/AD에서 BC는 'Before Christ'의 약자다. 예수가 탄생한 건 AD 1년인 걸까. 네이버 지식 백과를 보니 로마의 수도원장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란 사람이 예수의 탄생 연도를 계산해서 AD 원년를 지정했는데, 그나마도 실제 탄생 연도와 몇 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탄생 연도를 아는데 계산이 필요하다니 예수가 사망한 해에 나이가 몇 이었는지 궁금해졌다. 태어난 것은 BC 5년 정도 사망한 것은 AD 33년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로 다시 돌아가본다. 좀 더 찾아보니 크리..
무에서 글쓰기 고작 열흘째이지만 하기가 싫어진 것인지 문득 한가지 생각에 빠졌다. 있었던 일을 베이스로 글을 쓴다면 그것은 유사 일기가 된다. 매일매일 사건이 빵빵 터지는 삶을 사는 건 쉽지 않고, 그동안 축적한 에피소드들을 사용한대도 금새 한계가 올 것은 명확하다. 그럼 그 다음은 작은 사건이지만 의미를 부여할 차례다. 떨어지는 낙엽만 보고도 까르르 하는 글이 등장한다. 아니 누가 키보드에 젤리를 묻혀놨어. 그렇다. 글에는 목적이 필요한 것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라던가 글쓰는 행위 자체를 위한 글을 주로 써온 나는 고작 열 번 만에 '그냥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더 큰 무언가였으면 좋겠어' 허세를 피우고 싶어진 것 같다. 경험한 일들을 베이스로 하지 않는다면 대체 뭘 쓸 수 있단 말인지. 소설이라도 써야 하는 것..
잘 지내고 계신답니다. 아이 담임 선생님과의 학부모 면담이 있어서 회사를 일찍 나섰다. 교무실로 찾아가면 되나? 초등학교 선생님은 교무실에 자리가 없단다. 교실이 바로 선생님 자리라고. 살짝 일찍 도착했지만 경우 있는 척 하느라고 시간이 될 때까지 교실 앞에서 아내와 잡담을 하며 시간을 때웠다. 학부모 면담에 부모가 두 사람 다 나타났으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어필이 조금 되었을까. 강한 첫인상을 위해 수염도 기른채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기 전에, 교실 뒤에 전시된 아이들의 그림을 이용해 선생님이 먼저 아이스 브레이킹을 시도한다. 전이현씨 그림은 이런 특징이 있는데 다른 아이들의 그림과는 달리 블라블라. 매끄러운 진행은 아니지만 준비한 대로 차근차근 나아간다. 입학한지 1개월 정도 되었기 때문에 예상 질문을 만들기가..
그 각본. 안쓰겠습니다. 별달리 좋은 소재가 안떠오르면 결국 추천 주제를 쫓게 되어있는데 오늘의 주제는 '내가 각본을 써도 이것보다는 잘 쓰겠다싶은 영화' 재미없는 영화도 제법 보긴 봤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당당히 첫 손 꼽을만한 영화는 어떤 게 있을까. 양산형 성룡 영화의 하한선이었던 상하이눈은 어떨까. 너무 마이너하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꺼내면 40대 인증이 되어버린다. 다세포 소녀는 김옥빈이 워낙 멋진 춤을 선보였으니 더하기 빼기 해서 퉁쳐야할 것 같고, 가루지기인지 갸루지기인지 주연배우마저 영원히 보내버렸지만 그걸 꼽자니 품위가 떨어진다. 타임라인의 어느 분이 망영화계의 성인 반열에 오르는데 초석이 된 조선미녀삼총사도 있겠고, 가까이로는 엄복동이 어마어마하다던데 보질 못했다. 마침 조금 전에 피키캐스트 '부기영화'에..